신약 성경의 히브리적 배경 (5) 기억하다, 잊다

  • LV 9 이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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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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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 때 그분의 좌우에 두 행악자가 있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이르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하니
누가복음 23:42

“예수여 나를 기억하소서.” 뭔가 낭만적이고 멋진 대사처럼 들리지만 이것은 ‘기억하다’의 히브리적 의미를 알아야 해석할 수 있다.

‘기억하다’는 히브리어로 ‘자카르’인데 ‘자카르’는 성경에서 중요한 단어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자카르’는 ‘은혜를 베풀다’, ‘돕다’ 등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이런 의미로 구약에서 사용된 예는 하나님이 아이를 낳지 못하는 라헬을 ‘기억하신’ 것이다.

하나님이 라헬을 생각하신지라 하나님이 그의 소원을 들으시고 그의 태를 여셨으므로
창세기 30:22

여기서 ’생각하다’는 히브리어로 ‘자카르’, ‘기억하다’이다. 하나님이 라헬을 ‘기억하셔서’, 즉 라헬에게 ‘은혜를 베푸셔서’ 아이를 낳게 하신 것이다. 이것이 사용된 또 다른 예는 요셉이 술 관원장에게 자기를 ‘기억해 달라’는 것이다.

당신이 잘 되시거든 나를 생각하고 내게 은혜를 베풀어서 내 사정을 바로에게 아뢰어 이 집에서 나를 건져 주소서
창세기 40:14

요셉이 ‘나를 생각해 달라’고 한 것은 단순히 ‘나를 잊지 말아 달라’는 것이 아니라 뒤에 나오는 것처럼 ‘내게 은혜를 베풀어서 나를 이 집에서 건져달라’는 뜻이다.

‘기억하다’라는 뜻을 갖는 ‘자카르’의 의미로 예수님과 함께 못 박힌 행악자의 말을 다시 보면

이르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하니
누가복음 23:42

그 다음에 예수님이 하신 대답이 이해가 된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
누가복음 23:43

예수님과 함께 못 박힌 죄인은 예수님께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라고 구한 것이고 예수님은 그가 구하는 것을 아시고 ‘네가 나오 함께 낙원에, 하나님의 나라에 있으리라’고 대답하신 것이다.

‘기억하다’가 ‘은혜를 베풀다’라는 의미를 갖기 때문에 ‘잊다’도 그 반대의 의미를 갖고 있다. ‘잊다’는 히브리어로 ‘샤카흐’인데 ‘돕지 않다’, ‘버리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시편 기자들이 ‘어찌하여 나를 잊으셨나이까’(시 13:1, 42:9)라고 탄식하는 것은 ‘나를 버리지 마시고 은혜를 베푸소서’라고 부르짖는 것이다. 이 표현은 선지서에서 명확하게 나타난다.

오직 시온이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나를 버리시며 주께서 나를 잊으셨다 하였거니와
이사야 49:14

주께서 어찌하여 우리를 영원히 잊으시오며 우리를 이같이 오래 버리시나이까
예레미야애가 5:20

예수님은 ‘하나님은 참새 한 마리도 잊어버리지 않으신다. 너희는 참새보다 더 귀하다’(눅 12:6-7)고 말씀 하셨다. 이것은 하나님은 참새 한 마리도 ‘잊어버리지 않으신다’, ‘버리지 않는다’는 뜻이고 그분은 참새들보다 더 귀한 우리를 결코 잊지 않으실 것이라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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