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감람나무

작은새 노트(1)

  • 안정혜
  • 조회 3590
  • 2014.03.03 01:47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시작되던 해.

또다른 특수한 임무를 맡은 6명의 군인이 노르망디에 다다랐으니..

그들은 바로 <모뉴먼츠 맨>이다.

 

이들은 미술 역사학자 프랭크 스톡스를 리더로, 

미술관 관장, 큐레이터, 건축가, 예술품 콜렉터 등..

기초적인 군사훈련만 받은..

그야말로 군인의 탈을 쓴 예술관련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노르망디에 내린 이유는 오직 하나.

히틀러가 유럽 전역에서 자신의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쓸어간

세기의 작품들을 다시 되찾아 본래 자리로 돌려주기 위해서이다.

사람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판에 무슨 예술품이냐며 비협조적인 연합군 사이에서 

마침 프랭크와 아는 사이인 독일계 유대인 이등병이 그들과 합류한다.

 

이 사건을 토대로 조지 클루니가 감독해 만든 영화 <모뉴먼츠 맨>을 보고 왔다.

자신들이 유럽의 예술품을 지켰다는 긍지와 애국심으로 그려진 장면들과 

쓸데없이 웅장한 ost가 좀 낯간지럽고 불편하지만, 그래도 볼만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결말에 나를 사로잡았던 어떤 한 장면 때문에 이글을 쓰게 되었다.

되찾은 예술품들을 각각의 나라와 성당에 돌려주는 여러 장면 중에,  

갑자기 통역을 맡았던 그 독일계 유대인 이등병이 나치에게 빼앗긴 토라를 회당에 돌려주는 장면이 나오는 것이었다.

토라는 예술품이 아닌데...어찌된 일인 것일까? 그 장면은 2-3초정도로 아주 빠르게 지나간 장면이고 별다른 설명은 없었다.

 

나는 인터넷에서 모뉴먼츠 맨이 토라를 어떻게 찾았는지 검색해보았다.

그랬더니 워싱턴 D.C에서 이들을 기리는 사진전을 했다는 것을 알았고, 밑의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



나치가 패배하고 전쟁이 끝난 뒤, 모뉴먼츠들은 가까스로 나치가 예술품을 숨겨놓은 은닉처를 찾았다. 

그 은닉처에는 예술품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나치가 빼앗아간 수백개의 토라 스크롤이 함께 있었다.

이들은 빼앗긴 토라를 다시 회당에 돌려주었다. 




나는 이 사건을 보며 지난 초막절, 챔버 오브 홀로코스트에 방문했던 것이 기억났다.

그곳에는 나치에 의해 불타고 깔창등으로 만들어져 유린당한 토라가 전시되어 있었다.






감독님의 영상을 통해 먼저 접하긴 했었지만..
직접 찾아가서 본 그 불타서 재가 된 토라를 보니 더 실감이 났다.
이것은 정말 영적인 그림이구나..

표면적으로는 민족적인 유대인들을 말살하려는 것처럼 보인 홀로코스트가,
유대인 뿐만 아니라 말씀까지 사라지게 하려고 했다는 것..
이것은 대적들의 악한 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그림과도 같았다.

나치가 이 토라를 다 불태우지 않고 귀중품과 함께 창고에 모아 놓았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귀중한 예술품 그리고 금괴들과 함께 숨겨놓은 그 토라는..
마치 말씀을 빼앗아 유대인들이 보지 못하게 하고 자신들 것으로 삼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유대인들에게 빼앗은 이 수백개의 토라 스크롤들은
다시 회당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나는 모뉴먼츠들을 이 말씀을 되찾는다는 시선에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표면적으로는 전쟁이 마구 일어나고 있다. 눈 앞에서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그 속에서 빼앗긴 말씀을 되찾겠다고 하는 것은 어리석어 보인다.
기초적인 군사훈련만 받고, 적지 않은 나이에 전쟁에 뛰어들어 그것들을 찾아온다는 것은 
아주 큰 모험이자 어찌보면 바보 같아보이는 짓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라가 없어지면 다시 세우면 되지만, 기록된 말씀과 역사가 사라지는 것은 다시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그들..그 가치를 아는 사람은 아주 소수였다.

그들의 적은 나치만이 아니었다. 같은 편인 연합군도 그들을 방해물로 여겼고, 러시아도 기회만 나면 그것을 빼앗아
자기 것으로 삼으려고 했다. 그 어느 쪽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인, 영국인, 프랑스인, 유대인 이렇게 또다른 연합군인 그 8명(군인7명+프랑스 여자1명)은 
자신들의 출생과 나라와 민족과 이해관계를 넘어서 이 빼앗긴 말씀을 찾기위해 한 마음이 되었다.

그 8명이 모두 다 살아남지는 못했다. 그들의 죽음은 장렬했다기보다는 어설프고 현실적인..영화적이지 못한 죽음이었지만
나는 그 점이 오히려 가슴이 찡했다. 그들의 희생으로 남은 멤버들은 더 똘똘 뭉쳐 힘을 내어 빼앗기고 숨겨진 말씀을 찾아내었다.
그리고 빼앗긴 토라를 원래 주인인 유대인에게 돌려주었다.

나는 이 그림이 영적으로 보였다. 
유대인들이 빼앗긴 토라를 찾았을 지언정, 그 토라의 진정한 본질인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데에는 여전히 눈이 가려져 있다.
그들은 성경에 약속한 메시아를 지금도 찾고 또 찾으며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기록해 놓은 성경을 통해 예수님을 만났다. 우리는 그 메시아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언약이 우리만의 것이라 생각하며 창고에 꽁꽁 숨겨놓고 있는 것은 아닐까?

메시아 예수님은 우리 이방인들을 위해서만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이 아니다.
유월절 어린 양으로 돌아가신 것은, 애굽에서 그 이스라엘 백성들을 끄집어 내신 것처럼,
온 땅에 흩어진 에브라임과 유다의 남은 자들도 이끌어오기 위해서이시다.

전쟁이 끝나고 그들은 빼앗긴 말씀을 돌려받았고,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와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세워졌다.
이것은 예언적인 그림인 것 같다.

그들은 말씀의 본질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야한다. 
그래서 진정한 이스라엘, 하늘의 새예루살렘, 
한 목자이신 예수님이 다스리시는 그 나라가 세워져야 하는 것이다.



너희가 전에는 하나님께 순종하지 아니하더니 
이스라엘이 순종하지아니함으로 이제 긍휼을 입었는지라
이는 너희에게 베푸시는 긍휼로 이제 그들도 긍휼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순종하지 아니하는 가운데 가두어 두심은 모든 사람에게 긍휼을 베풀려 하심이로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롬11:30-33)


하라쉼 스쿨에서 이 말씀을 듣고 매우 놀랐다..내게 아버지의 마음, 그 긍휼이 없었구나. 
우리 이방인이 원래는 언약도 모르고 하나님도 모르고 살았던 자들이지만
하나님의 긍휼로 우리가 예수님에게 접붙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하나님의 긍휼은 저 유대인들, 정통 유대인들에게 향해있다.

모뉴먼츠 맨들이, 자신의 국가와 민족과 이해관계를 넘어서 한 마음이 되었던 것처럼,
아버지의 그 마음. 유대인들을 향한 긍휼을 가지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겠다고 생각한 그런 하루였다.









김우현 (121.♡.191.252)
감동이다.
김동훈 (220.♡.91.70)
나도 이 영화 봐야겠다!
땡큐~
요셉이 (121.♡.4.141)
나도 이 영화 ^^
유남희 (219.♡.187.25)
이 영화 어디서 하나요?보고 싶네요.쓰신 글도 감동적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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