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감람나무

광야일기(13)

  • 김우현
  • 조회 1706
  • 2014.03.15 10:49

아침에 게스트 하우스에 재완이를 만나러 갔다.

어제 광화문에서 장사하고 거기서 잔다고 늦게 전화가 왔다.

나는 '장자의 명분'이란 주제로 성경을 공부하고 있어서

내일 아침 밥이나 먹자고 했다.

혼자 있으면 잠자리라도 챙겨주려고 했는데 동생들이 있다고 해서 참았다. 

게스트 하우스는 일본을 섬길 때에 집을 하나 얻어서 숙소로 꾸민 것이다. 

일본 형제들이나 선교사님들이 와서 잠시 머물 공간이 있으면

의미 있겠다 생각한 것이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마7:12

 

나는 이 말씀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

누군가는 아주 단순하게 생가하는데 주님은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라고 하셨다.

그것은 히브리적으로 '모든 말씀'이라는 것이다.

대접을 받는 것은 먹는 것, 입는 것, 마시는 것, 힘든 것을 돌보고 섬기는 것이다.

영적인 의미를 분명히 가지지만 물리적은 것도 정확하게 말씀하신 것이다.

이 섬김의 도가 없는 추구는 진정으로 하늘 아버지의 공급을 받지 못한다.

익숙한 말씀 같지만 사실 요즘처럼 실용주의적이고 자기 중심의 추구가 범람하는

시대에는 듣기는 들어도 진정으로 듣기 힘든 말씀이다.

우리의 감각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를 섬기는 지경에 서지 못하면

'창세로 부터 예비한 그 나라'를 상속 받지 못한다.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마25:34-36

 

진정으로 대접, 섬기는 자가 하나님의 유업을 상속 받는다.

밤 늦게까지 장자의 명분을 공부했다. 

장자의 명분 하면 흔히 '야곱과 에서의 싸움'을 생각하지만 나는 '첫 사람'인 

'아담'을 떠 올렸다. 

그는 처음 난 자...'장자'였다. 

그에게 주어진 명분을 찾아 보았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을 '다스리는 것(창1:26)'이다.

'다스림'가 장자의 축복이다.

그런데 그것의 히브리어 '라다'는 '다스리다', '통치하다'라는 의미를 가지지만

율법과 선지자를 온전하게 하시는 예수님의 해석을 따르면 '섬기는 자'라는 의미이다.

 

예수께서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막10:42-45

 

예수님은 진정한 '왕'으로 오셨다.

"네가 왕이냐?"고 묻는 빌라도에게 주님은 " 내가 왕이니라 내가 이를 위하여 태어났으며

이를 위하여 세상에 왔나니 곧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려 함이니라"(요7:37)고 답하셨다.

예수님의 삶은 진정한 '장자의 명분'이 무엇인지...'왕의 통치'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시는 것이다.

그것은 '섬기는 종'이다.

나는 이 장자의 본질에 가슴이 뭉클하였다.

우리 아버지의 진리를 증언하는 삶이란 이렇게 전율하는 아름다움이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가려져 있다. 

무수히 듣고 말하고 나누지만 여전히 가려져 있다.

그래서 진정한 '다스림'이 드물다.

 

아침에 재완이에게 밥먹자고 전화를 하니 이미 먹었단다. 

만화 그리는 동생 영화가 해줬다는 것이다.

지금 게스트 하우스는 만화 그리는 아이들의 작업실로도 쓰인다.

"모세의 얼굴을 싹 벗겨야 해!"

이번에 유월절에 이스라엘에 가서 많이 기도 하자고 했더니 재완이가

흥분해서 주먹을 불끈 쥐고 이렇게 말한다.

"야! 얼굴을 벗기면 어떻게 해..위험한 말 하지 말라우!"

"아니...그들의 얼굴에 가려진 수건을 벗겨야 해...

우리 기도로..."

흥분해서 말이 급하게 섞인 것이다.

그래..

그러자..

그들을 가린 두터운 수건이 벗겨지기를 구하자.

그래서 예수님의 영광의 광채를 보도록...

사도 바울처럼...

그것이 우리가 그들에게 대접하는 가장 좋은 섬김이다.

이런 섬김에 무슨 신학이, 프로젝트나 사역적 의미가 필요하랴.

아버지는 '제사'보다 '긍휼(헤세드)'를 더 원하시는 것이다.

우리는 보잘것 없는 종자들이니 아버지의 마음만 붙들자. 

많은 이들이 '제사'에 집중한다. 

자기 신학, 교리, 추구, 주장....

그것도 귀하다.

그러나 그것이 아버지의 진리의 본질을 위배하는 것이면 안된다.

사랑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이번에 이스라엘에서 내가 메시지 할게..

깨달은 것을..."

커피 한잔 하고 광화문에 장사를 하러 가면서 재완이가 은근히 말했다. 

참으로 겁을 상실한 대담한 용기다. 

"그래..좋은데...나에게 먼저 메시지 내용을 말하고...

내가 통역해야 하니까...

너는 급해서 말이 섞이고...오해 받기 딱 좋은 스타일이다"

"그래..꼭 그럴게. 

주의할게..." 

아무리 사랑이 넘쳐도 절제와 질서는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 너무 흥분되어 있다.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이 너무나 부족하다. 

진정한 장자의 본질을 고민해야 한다. 

"열심히 일하다가 월요일에 만나자"

"그래...잘가"

재완이는 광화문에 나는 '버드나무 아래'로 서로 발길을 옮겼다.

동네 놀이터에 봄 햇살이 혼자 놀고 있다.

아이들을 기다리면서....

 

 

 

 

 

 


  

 

 

 

 

살리아 (121.♡.201.149)
감사합니다..
섬기는 것, 섬기는 자에 대해 구하라 하셔서 구하는 중였는데
또 이렇게 깨닫게 하시네요...
beloved (180.♡.145.4)
지금도 동네 작은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며
혼자 놀고 있을
봄햇살을 닮은  재완형제님 !!
그리고 항상 그에게 가장먼저 놀러가
친구하실 것만 같은 감독님 !! ~~~ 

맵고 찬 공기에도 굴하지 않을 만큼~겁을 상실한 봄햇살의 기다림과
동네 작은 놀이터로 가장먼저 발길을 돌리시는 충성됨이
천국같은 ~ 코이노니아를 느끼게 해줍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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